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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극 일지

한국 뮤지컬 문화/산업의 특징 : 여성 관객, 시체 관극, 회전러 등

by 루토01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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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과 그 문화/산업의 독특한 특징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핵심 키워드는 제목에 작성한 것처럼, '여성 관객', '시체 관극', '회전러' 등입니다. 뮤덕(뮤지컬 덕후) 겸 뮤지컬 분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한 학생으로서 제가 조사하고 느낀 한국 뮤지컬 산업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한국 뮤지컬 산업의 특징 표지 (사진 : 뮤지컬 영웅 포스터)
한국 뮤지컬 산업의 특징 표지 (사진 : 뮤지컬 영웅 포스터)

 

들어가는 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공연계의 변화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서 많은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에는 뮤지컬 산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20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뮤지컬 공연장 내 좌석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뮤지컬 제작사는 공연장 좌석의 1/2 또는 2/3 정도만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티켓 판매 량, 즉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의 수가 공연 판매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에 뮤지컬 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수량 자체가 제한되었고, 그 제한된 수량마저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팔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거리두기 정책이 강화되었을 때는 제작사들이 먼저 나서서 공연을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공연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연 장 내 마스크를 잘 쓰고 함성을 지르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공연장 내 2차 감염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공연 자리 거리두기 정책은 축소되었고, 현재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행을 잘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더욱 공연계로 사람이 몰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요즘 제가 보는 대극장 극(지킬 앤 하이드, 프랑켄슈타인, 하데스타운 등)은 매진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간단히 서술하였지만, '공연장 내 마스크를 잘 쓰고 함성을 지르지 않는 분위기'를 갖추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당연히 공연장 내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뮤지컬의 고장인 영국과 미국에서는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는 등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관극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설명할 한국 뮤지컬의 특징 중 하나인 '시체 관극'과 연관성이 큽니다.

 

한국 뮤지컬 산업의 특징 세 가지

저는 현재 3년째 뮤지컬과 연극을 본격적으로 보러 다니는 새싹 연뮤 덕입니다! 또한, 뮤지컬 극뿐만 아니라 문화와 산업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입니다. 전공과 뮤지컬의 연관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대학 수업 중 자유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발표하는 과제가 있으면 뮤지컬의 여러 측면에 대해 조사하고 공유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뮤지컬 관련 논문과 보고서를 다수 읽게 되었습니다. 실제 뮤덕으로서 바라본 뮤지컬계의 모습과 보고서를 통해 분석적으로 본모습을 가공해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 뮤지컬 문화와 산업의 큰 특징은 '여성 관객', '시체 관극', '회전러'입니다.

 

1. 여성 관객

뮤지컬 관객의 다수는 여성 관객입니다. 뮤지컬 관객 구성은 '공연이 대극장 극인지 또는 중소극장 극인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집니다. 만약, 대극장과 중소극장 공연의 차이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링크 추가 예정입니다.

 

뮤지컬 공연 예매자 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체 관객 중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인터파크 티켓 예매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 뮤지컬 예매자 성별 분포는 여성 72%, 남성 28%입니다. 

공연 예매자 성별 통계표. 여성 72% 남성 28%
공연 예매자 성별 통계표(인터파크 티켓 통계자료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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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실제로 본 사람 수 관련 통계가 아니라 예매자 통계라는 점에서 약간의 한계는 있습니다. 예매한 사람이 직접 보러 가지 않고 티켓을 양도하거나 선물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성 관객의 비율이 남성 관객의 약 3배라는 것을 통해 관객 성별 비율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대극장 뮤지컬을 보러 간 경우 커플과 가족 관람이 많아 남성 관객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극장이 점점 작아질수록 남성 관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어떤 극을 보러 대학로에 있는 '예스 24 스테이지 2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단 2명의 남성 관객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대학로의 오픈런 공연은 예외입니다!)

>> 오픈런 공연 관련 게시물 링크 추가 예정입니다.

 

2. 시체 관극

시체 관극은 말 그대로 ''시체'처럼 공연을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다른 관객에게 피해 주지 않는 것을 제1 원칙으로 생각합니다. 최대한 시체처럼 가만히 의자에 앉아 공연을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시체'답다는 것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등을 의자 등받이에 붙인 채로 앉기 (앞으로 수그리지 않기)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기 (주변 사람과의 대화 금지, 전자기기 전원 종료, 부스럭 거리는 소리 금지)
고개 좌우로 움직이지 않기
스마트워치와 스마트 폰 빛 안 나도록 가방에 넣기

등이 있습니다.

 

공연 가격이 비싸고, 현장감이 생명인 만큼 어떠한 방해 요소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어떤 관객이 위의 내역과 위반되는 행동을 했을 시, '관크(관객 크리티컬)'라고 이야기합니다.

 

3. 회전러

한국 뮤지컬의 마지막 특징은 바로 '회전러'의 중요성입니다. 한 공연을 여러 번 보는 행위를 '회전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회전하는 사람들을 '회전러'라고 칭하고는 합니다. 한국 뮤지컬 문화와 산업은 외국 뮤지컬 산업과 다른 독특한 관객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의 경우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러 온 관광객입니다. 하지만, 한국 뮤지컬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 곧 '뮤덕'들을 중심으로 산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관객 중 많은 비율이 뮤덕인데, 그 비율은 위에서 언급한 여성 관객 분석과 유사하게 극장이 작아질수록 뮤덕의 비중이 커집니다. 특히 회전러의 비중이 커집니다. 대극장의 경우 평소에는 뮤지컬을 즐기지 않지만,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또한, 관극 빈도가 낮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소극장의 경우 보는 사람이 계속 보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소극장 뮤지컬은 회전러를 붙잡기 위해 '도장판'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번 관극 하면 다음 공연 예매를 할인해주는 방식입니다. 아래 예시를 가져왔습니다.

도장판 예시
뮤지컬 데미안 도장판

이 도장판은 제가 뮤지컬 <데미안>을 관극 하고 받은 도장판입니다. 공연장 MD 부스(굿즈 파는 곳) 옆에 도장을 찍어주는 곳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티켓을 제시하면 도장판에 도장을 찍어줍니다. 일정 횟수만큼 도장을 모을 경우 티켓 예매 할인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제가 꼽은 세 가지 특징 외에도 다른 고유한 특징이 다수 존재합니다. 또한, 제 시각 외 다른 시각도 다양하게 존재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이 한국 뮤지컬 문화와 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글도 유익하셨기를 바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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